어쩌면 이 계절이 아니었다면, 나는 떠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 이별 후, 또 다른 기다림과 만남을 위한 제주 여행-본 영상은 직접 촬영한 콘텐츠입니다. 영상 재생 후 추천 영상은 제한됩니다.
이별의 말들이 내 안에서 고요하게 가라앉고,
마음속에 남은 그의 흔적들이 바람결에 사라지기를 바랐던 걸까...
그렇게 나는 제주로 향했다. 나를 위해서,
그리고 아직 만나지 않은 ‘어떤 날’들을 위해서.

비행기 창가에 앉아, 나는 잊고 있었던 푸른 색을 다시 만났다.
가슴이 먹먹하도록 푸르른 바다.
끝없이 이어지는 돌담길.
길 위의 코스모스와, 은근히 내 마음을 헤집는 제주 바람.
숙소는 오름이 내려다보이는 조용한 마을 안쪽에 있었다.
밤이면 창문 너머로 풀벌레 소리가 가만히 스며들었고,
나는 오래전 읽다 만 책의 마지막 장처럼,
스스로를 들춰보는 밤을 보냈다.
눈을 감고, 그와 나눴던 말을 다시 꺼내어보기도 했다.

그리고 그 끝에,
그리움도 결국은 나를 나아가게 만드는 힘이라는 걸 알게 됐다.
다음 날 아침, 나는 해안도로를 따라 천천히 걸었다.
물에 젖은 바람은 생각보다 더 부드러웠고,
돌 위에 앉아 쓴 일기장 한 구절은 이렇게 시작됐다.
“이별은 끝이 아니라, 나를 다시 살아보게 하는 시작이었다.”
카페에서는 라벤더 향이 가득했다.
마주 앉을 자리는 비어 있었지만,
나는 괜찮았다.
혼자 있는 시간이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든다는 걸,
이곳에서 나는 조금씩 배워가고 있었다.
그와의 계절은 끝났지만,
또 다른 사람이 다가올 수 있도록
나는 나를 더 사랑하기로 했다.
가끔은 기다림이, 삶을 더 아름답게 만든다는 것도.
제주에서의 며칠은 내 안의 풍경을 조금씩 바꿔놓았다.
이제는 다시, 사랑을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
천천히, 나의 속도로.
그리고, 나의 마음으로.

- by 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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