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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 연애 소설 사랑의 끝을 말하다

사랑의 끝을 말하다 7화 아름다움은 때때로 오래된 상처에서 자라난다

by 유화 그리는 생물학자(BioCanvas) 2025. 6.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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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제가 뉴욕 유학 시절의 연애 경험을 바탕으로 창작한 감성 소설입니다. 현실과 허구의 경계에서 기억과 감정을 재구성해 써 내려간 이야기입니다.


-아름다움은 때때로 오래된 상처에서 자라난다-

 

※ 본 영상은 직접 촬영한 콘텐츠입니다. 영상 재생 후 추천 영상은 제한됩니다.

 

주말이었다.

그녀는 오랜만에 도심 외곽의 작은 미술관을 찾았다.

오전 내내 흐린 하늘이었지만, 창 너머로 아주 희미한 햇살이 스며들고 있었다.

관람객은 많지 않았다.

작은 기획 전시 <유럽 회화 속의 침묵>이라는 타이틀이 붙어 있었다.

입장하며 전시 리플렛을 들춰보던 순간

익숙한 이름이 눈에 들어왔다.

 

기획 자문 | 정현우

 

손끝이 미세하게 떨렸다.

그는 도대체 몇 겹의 얼굴을 가진 사람일까.

전시는 조용했다.

고흐의 초기작부터 뭉크, 에곤 쉴레의 자화상까지.

모두가 뭔가를 말하려다 멈춘 듯한 그림들.

그리고 작은 전시실, 조명이 아슬하게 닿는 한편에

작은 액자가 걸려 있었다.

그녀가 떠난 이후, 나는 그림 앞에서만 말을 배웠다. -정현우, 미발표 단상 중에서- 사랑의 끝을 말하다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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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떠난 이후, 나는 그림 앞에서만 말을 배웠다.’

— 정현우, 미발표 단상 중에서

 

그녀는 발을 멈췄다.

글자 하나하나가 마치 벽에 박힌 못처럼,

심장 안 어딘가를 찌르고 있었다.

 

그녀가 떠난 이후

그는 어떤 사랑을 했던 걸까.

그리고 그 사랑은 어떻게 사라졌을까.

갑자기, 그의 말투 하나하나가 다시 떠올랐다.

 

기차 안에서, 차 안에서, 그리고 강의실에서의 짧은 시선과 낮은 음성.

“좋은 그림은, 좋은 사람에게 돌아가야 하니까요.”

그 말이 어쩌면 자신에게 한 말이 아니라

잊히지 않는 누군가에게 한 반복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그녀는 고개를 숙였다. 일렁이는 마음이 스스로를 향하고 있다는 걸, 멈춰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그 마음이 어디쯤.........
그녀는 고개를 숙였다. 일렁이는 마음이 스스로를 향하고 있다는 걸, 멈춰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그 마음이 어디쯤 흘러가는지 이제는, 도무지 알 수 없었다.

 

그녀는 고개를 숙였다.

자신도 모르게 마음이 일렁이고 있다는걸,

멈춰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그 마음이 어디쯤 흘러가고 있는지를

어쩐지 이제는 알 수 없었다.

 

전시장을 나서며 휴대폰을 꺼냈다.

그에게 연락하고 싶은 마음과,

연락하지 말아야 할 이성이 교차했다.

그는 아직 말하지 않은 과거가 많은 사람이다.

그리고 그녀 역시, 완전히 사랑을 준비할 수 없는 마음을 가진 사람이었다.

 

하지만…

사랑은 언제나 그럴 때 온다.

제자리를 찾지 못한 둘이, 서로를 향해 기울 때.

그날 밤, 그녀는 책상 위에서 명함을 다시 집어 들었다.

몇 초간 응시하다, 천천히 문자를 보냈다.

 

‘오늘 전시, 잘 봤어요.

당신의 단상도요.

조용히, 오래 여운이 남더군요.’

전송을 누르고 잠시 망설였지만,

그 마음은 이미 화면 너머로 흘러가고 있었다.

 

그는 답장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는 어쩐지 알 수 있었다.

그가 곧, 무언가를 말할 거라는 걸.

그리고,

그 말은 아마

또다시 그녀의 마음을 흔들게 될 거라는 것도.

 

– 고요한 진실은 언제나 가장 늦게 도착한다 –

 

답장은 이틀이 지나서야 도착했다.

"그림 앞에 오래 머무는 분은, 결국 자기 안의 결핍을 알고 있는 분이죠.

그 단상을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그녀는 그 문장을 몇 번이나 되읽었다.

마치 시 한 줄처럼,

아니, 어쩌면 오해를 두려워하는 사람의 방어처럼 조심스러운 말이었다.

 

그 후 며칠간, 그는 다시 메시지를 보내지 않았다.

그녀도 묻지 않았다.

그들이 공유한 감정의 조각은 전시장에서의 단상과 문자 한 줄뿐이었다.

 

그 주 금요일,

모든 건 우연처럼 시작됐다.

혹은… 필연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녀는 동료 교수의 소개로 독서 모임에 초대받았다.

장소는 도심 한복판의 조용한 북카페.

책과 커피 향이 가득한 그 공간에

그는 이미 와 있었다.

 

정현우.

하얀 셔츠에 짙은 남색 재킷.

책을 읽는 그의 옆모습은 여전히 단정했고, 어딘가 슬퍼 보였다.

그녀가 들어서자, 그가 고개를 들었다.

잠깐 흔들린 눈빛.

곧, 익숙하면서도 낯선 미소가 번졌다.

“여기 오실 줄 몰랐습니다.”

“저도요. 초대받고 명단을 보고, 조금 놀랐어요.”

 

그날 모임엔 몇 명의 참가자가 있었지만,

그들 둘 사이엔 완전히 다른 시간대가 흐르고 있었다.

모임 내내, 그녀는 몇 번이나 시선을 빼앗겼고

그는 한 번도 그녀에게서 눈을 완전히 거두지 않았다.

 

모임이 끝나갈 무렵,

그녀는 일부러 느리게 자리를 정리했다.

그 역시, 기다리고 있었던 듯 조용히 다가왔다.

“잠시 걸을래요?”

그녀는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카페를 나와 옆 골목으로 들어섰다.

늦은 오후의 빛이, 담담히 벽을 타고 흘렀다.

작은 서점 앞에서 그가 멈춰 섰다.

그리고, 말을 꺼냈다.

“그날, 당신이 본 단상 말이에요…

사실, 몇 년 전… 연인이 있었어요.

그 사람은 미술사를 공부했고,

세상을 늘 그림처럼 해석했죠.”

 

 

 

같은 화병, 같은 꽃. 하지만 마음이 머무는 색은 늘 다르다. 보는 이의 시선만큼. 마음이 달라지면, 색도 달라지는 법. 끝없이 변주되는 변이의 흐름이다. 마치 유전자가 다양성을 위해 변이를 택하듯 그녀는 그렇게 세상을 해석했다

빛과 감정을 담아낸  이미지, 사진, 영상, 유화그림은 모두 블로그 운영자의 창작물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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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숨소리조차 낮추며 그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그 사람은… 저보다 삶에 대한 용기가 많았어요.

그래서 더 먼저 떠났죠.

죽음을 말하는 건 아니에요.

마음이 먼저 등을 돌렸던 사람

그걸 저는 꽤 오래, 받아들이지 못했어요.”

그의 목소리는 담담했지만, 어디선가 조금씩 갈라지고 있었다.

 

시선을 피하지 않는 그의 눈은

오히려 더 깊이, 그녀 안으로 파고들었다.

“그래서 전 사람의 눈을 먼저 봅니다.

거긴… 거짓이 오래 머물지 못하거든요.”

그녀는 잠시 말을 잃었다.

그리고 그의 얼굴을 조용히 바라보았다.

그 눈동자, 그 감정의 농도,

조금씩 그녀 쪽으로 스며들고 있었다.

 

두려운 감정보다 먼저 떠오른 건

‘이 사람은 오랜 시간, 혼자였겠구나.’ 하는 생각이었다.

그러다 문득,

그의 시선이 그녀의 눈과 정확히 마주쳤다.

말이 없었다.

하지만 그 침묵은, 말보다 더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었다.

 

그날 밤,

그녀는 혼자 와인 한 잔을 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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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잔한 음악, 은은한 조명, 책장을 덮고 붉은 와인을 따르던 그녀의 손끝에 하루의 외로움이 조용히 스며들었다. 그는 떠났지만, 그녀의 밤은 여전히 그를 담고 있었다.

 

감성 연애 소설 사랑의 끝을 말하다

감성 연애소설  ◁ 사랑의 끝을 말하다 ▷ 연재 중입니다.

잠시 일상을 멈추고 이별의 논리에 젖어든 한 장면 속으로 함께 걸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