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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 연애 소설 사랑의 끝을 말하다

사랑의 끝을 말하다-6 문장은 순간을, 눈빛은 영원을

by 유화 그리는 생물학자(BioCanvas) 2025. 6.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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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제가 뉴욕 유학 시절의 연애 경험을 바탕으로 창작한 감성 소설입니다. 현실과 허구의 경계에서 기억과 감정을 재구성해 써 내려간 이야기입니다.

※ 본 영상은 직접 촬영한 콘텐츠입니다. 영상 재생 후 추천 영상은 제한됩니다.


 

-문장은 순간을, 눈빛은 영원을-



 

 

그날 강의는 무사히 끝났다.

 

첫 강의라는 부담감은 생각보다 빨리 사라졌고,

학생들의 맑은 눈동자와 예상 밖의 집중력은

그녀의 말에 다시 온기를 불어넣었다.

하지만 마음 한구석엔

계속해서 한 장의 명함이 걸려 있었다.

 

‘정현우 | 독문학 강사’

 

그리고 그 밑의 문장.

 

“문장은 순간을, 눈빛은 영원을 담는다.”

 

이것은 단순한 명함이 아니었다.

그는 이 문장으로 자신을 소개했고,

그녀는 그 문장으로부터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었다.

 

며칠이 흘렀다.

그날 이후 연락은 없었다.

물론 그녀도 먼저 연락하진 않았다.

명함은 책상 위, 조명 아래에 놓여 있었다.

빛에 바래지는 걸 막기라도 하듯,

무의식적으로 손이 자꾸만 그 위를 덮었다.

저녁 강의를 마치고 나오는 길,

도서관 앞에서 익숙한 이름을 발견했다.

 

<낭만적 고전 읽기 – 정현우 강사>

포스터는 소박했고, 작은 서체로 그려진 강의 일정이 눈에 띄었다.

금요일 저녁.

그녀는 그날 강의가 없다.

 

 

금요일.

조용한 강의실엔 이미 몇몇 사람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그녀는 뒷자리, 벽 가까운 곳에 앉았다.

수업 시작 직전, 문이 열리고 그가 들어왔다.

 

불확실한 감정의 경계에서 피어나는 떨림, 한순간의 본능이 삶 전체를 흔들수도 있다

 

 

정현우.

며칠 전, 조용히 클림트를 이야기하던 그 남자.

오늘 그는 조금 달라 보였다.

하얀 셔츠 대신 갈색 니트에 책 한 권을 가볍게 들고 있었다.

단정하고 무심해 보이는 옷차림 너머로

말을 고르는 입술과 눈빛은 여전히 뜨거웠다.

 

“오늘은 리히텐베르크의 단상으로 시작해 보겠습니다.”

그가 첫 문장을 읽어 내려갔다.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의 목소리는, 그 사람의 얼굴보다 오래 남는다.”

그녀는 순간, 숨을 들이켰다.

 

 

목소리.

얼굴보다 오래 남는다고?

그 말은 마치…

그가 이 강의실 어딘가에 있는 그녀에게 조용히 말을 거는 듯했다.

그녀는 자세를 고쳐 앉았다.

그의 목소리가 귓속을 울릴 때마다

자꾸만 무언가가 끓어올랐다.

 

이상했다.

기차 안, 차 안, 그리고 지금 이 공간.

모두 우연인데, 자꾸 인연처럼 겹치고 있었다.

강의가 끝나고, 사람들은 하나둘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녀는 곧장 일어서지 못했다.

가방을 매만지며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날 때쯤

그가 강단에서 내려왔다.

“오셨네요.”

그가 먼저 말했다.

그녀는 멈칫했다.

그가 기억하고 있었다.

 

“…좋은 강의였어요.”

“그림도 좋지만, 저는 말로 남긴 것들에 더 약해요.”

그는 미소 지었다.

 

“언젠가 제가 말 대신 그림을 그리게 된다면,

그건 아마 당신 때문일 거예요.”

그녀는 무어라 대꾸하지 못했다.

그 말은 너무 조용히, 너무 깊이 들어왔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순간,

강의실 창문 밖, 어둠 너머로

먼바다에서 불어온 듯한 바람 한 줄기가

그녀의 마음을 스치고 지나갔다.

지금, 이 감정이

진짜 사랑의 시작인지,

혹은 이별을 향한 오랜 도입부인지

아직은 알 수 없었다.

 

사랑은 논리로 닿지 않는, 마음을 스친 한줄기 파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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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휴가를 내고 떠난 기차여행 중,

그녀를 만났다.

가녀린 실루엣, 또렷한 눈동자.

 

남자는 어쩌면 본능적으로 그녀를 따라가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마치, 그녀를 놓치는 순간

자신의 모든 삶이 조용히 꺼져버릴 것 같은 착각.

그 착각 속에서 그의 심장은 조용히, 그러나 거세게 요동치기 시작했다.

 

아주 짧은 눈맞춤.

스치듯 닿은 그녀의 살결.

 

그 찰나의 접촉이 남자의 마음 어딘가를 찢듯 열어버렸다.

그 순간부터였다.

남자는 자신도 모르게 그녀를 원했다.

그녀를 알고 싶었고, 안고 싶었고, 가질 수 없는 모든 것들이

점점 더 간절해졌다.

 

 

하지만 동시에,

그 열망은 언젠가 그를 태워버릴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두려움과 함께 찾아왔다.

그 순간, 나는 모든 생의 방향이 그녀를 향하고 있다는 걸 알았다. 그리고 동시에, 언젠가 자신을 태울지도 모른다”는 두려움과 열망

 

사랑의 시작은 늘 한순간이었다.

그러나 그 끝이 어디인지,

남자는 아직 몰랐다.

 

 


감성 연애 소설 사랑의 끝을 말하다

 

감성 연애소설  ◁ 사랑의 끝을 말하다 ▷ 연재 중입니다.

잠시 일상을 멈추고 이별의 논리에 젖어든 한 장면 속으로 함께 걸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