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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 연애 소설 사랑의 끝을 말하다

사랑의 끝을 말하다 5- 고흐의 그림처럼 조금은 이상하고, 조금은 뜨겁다

by 유화 그리는 생물학자(BioCanvas) 2025. 6.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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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제가 뉴욕 유학 시절의 연애 경험을 바탕으로 창작한 감성 소설입니다. 현실과 허구의 경계에서 기억과 감정을 재구성해 써 내려간 이야기입니다.


차창 밖으로는 회색빛 도심이 쉼 없이 흘러가고 있었다.

의식의 흐름과 함께 회색빛 도시가 차창밖으로 지나가고 있었다.

 

그 흐름과는 다르게, 그녀의 손에 쥐어진 엽서는 한 자리에 멈춰 있었다.

 

“아까 그 엽서… 클림트죠? 키스.”

남자가 조심스럽게 말을 건넸다.

 

그녀는 순간 눈을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

예상치 못한 질문, 예상보다 부드러운 목소리.

 

남자는 그녀의 시선을 느끼고는 짧게 웃었다.

“그 그림, 좋아해요. 사랑이 꼭… 절박한 종교 의식 같달까.

누가 누구를 감싸고 있는지 조차 모를 만큼, 둘 다 간절해 보이니까요.”

창가에 선 두 사람은 서로에게 녹아들 듯 포옹하며 키스한다. 감정은 깊이 스며들고, 자아의 경계는 조용히 허물어진다. 그림 속 두 연인의 몸은 서로 겹쳐져 하나가 되고, 여자의 얼굴은 마치 남자의 입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듯하다. 뭉크의 '창 옆에서의 키스' 처럼, 그 순간은 현실을 잊게 하는 몽환적인 침잠이다. -뭉크의 창 옆에서의 키스 -

그녀는 잠시 말을 잃었다.

가슴 한쪽이 무언가에 닿은 듯 울렸다.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순간이, 조용히 마음에 스며들고 있었다.

 

 

클림트의 키스는 황금빛 황홀 속에서 피어난 사랑의 절정이다. 이 사랑은 두려움도, 상실도 없다. 소멸이 아니라 완성, 불안이 아니라 축복으로서의 사랑이다. 황금 위에 입맞춘 클림트의 연인들. 사랑은 두려움 없이 몸을 맡기고, 쾌락은 축복처럼 완성된다. 관능의 정점이다. -클림트의 키스-

 

그는 방금, '절박한 종교 의식'이라고 말했다.

사랑을 그런 식으로 표현한 사람은 처음이었다.

그녀는 그 말을 되뇌며 창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도심의 회색빛 풍경이 여전히 거칠게 스쳐 지나가고 있었지만,
그녀의 마음속 시간은 마치 물속에서 숨죽인 듯 천천히 흘렀다.

 

‘누가 누구를 감싸고 있는지 모를 만큼 간절하게’
그 문장이 마음의 벽을 부드럽게 두드렸다.

논문으로도, 논리로도 닿지 않는 감정의 진폭.
그는 방금, 그녀가 오래전부터 봉인해둔 감정의 그림자를
아무렇지 않게, 그러나 정확히 건드렸다.

 

“저 남자는 대체, 뭘 본 걸까.
무엇을 보고 그런 말을 내뱉은 걸까.”

그녀는 스스로에게 물었다.

 

단지 엽서 한 장, 그림 하나, 그리고 짧은 침묵.
그것만으로 누군가의 내면에 파문을 일으킬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위험하거나,
혹은… 너무도 특별한 사람일지도 모른다.

 

평범한 월요일 아침,

기차에서 마주친 남자가 그런 말을 할 줄은 몰랐다.

"...그러게요."

짧은 대답이었지만, 여자의 마음은 묘하게 일렁였다.

 

차는 어느새 학교 정문 앞에 멈췄다.

여자는 급히 가방을 챙겨 내리려다 말고, 잠시 멈칫했다.

“저기, 오늘… 감사했어요. 갑자기 이렇게…”

“괜찮아요. 원래 좋은 그림은, 좋은 사람에게 돌아가야 하니까요.”

그 말에 여자는 얼떨결에 웃음을 터뜨렸다.

 

남자는 그녀의 미소를 가만히 바라보다가

조수석 옆으로 손을 뻗어 무언가를 꺼냈다.

작은 명함 한 장이었다.

한 조각의 문장이 삶의 궤도를 비틀었다. 사람의 마음은, 뜻밖에도 미세한 틈에서 무너진다

 

정현우 | 독문학 강사

"문장은 순간을, 눈빛은 영원을 담는다."

“필요하실지도 몰라서요.”

그는 말끝을 흐리며, 유리창 너머로 명함 한 장을 내밀었다.


유리창은 그 순간, 이상하리만치 깨끗했고
그의 눈빛은 유리보다도 더 맑았다. 아니, 더 복잡했다.

여자는 잠시 멈칫했다.


그러고는 조심스럽게 그 명함을 받았다.
손끝에서 종이의 촉감이 느껴졌고, 그 속에 담긴 낯선 온기가 전해졌다.

뭔가 말하고 싶었지만, 차창이 조용히 올라가며 그의 얼굴이 천천히 사라졌다.


창문에 비친 자신의 얼굴은 묘하게 낯설었다.
마치, 누군가의 시선 아래서
자신이 다시 그려지는 것 같은 기분.

 

그날, 강의실로 향하는 길.
가방 속 책 무게보다 명함 한 장이 더 묵직하게 느껴졌다.
손 안에 넣어둔 그 명함을 몇 번이고 꺼내어 들여다보았다.
한글로 또박또박 인쇄된 이름, 그리고 독문학이라는 단어.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단지 이름 하나, 직업 하나로
누군가가 이렇게 오래 머릿속을 떠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사실이.

그리고 문득 떠오른 생각.

 

이 남자,

 

고흐의 그림처럼 조금은 이상하고, 조금은 뜨겁다.

 

 

고흐의 그림처럼 조금은 이상하고 ,  조금은 뜨겁다 . 사랑의 끝을 말하다

 

 

그러니까,
보는 이로 하여금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을
조용히 퍼뜨리는 사람.

상식과 논리를 비껴가는 그 뜨거움 앞에서
그녀는 오랜만에
자신의 마음이 깨어 있는 것을 느꼈다.

 

상식과 논리를 비껴가는 그 뜨거움을 눈빛과 빛의 흐름으로 시각화 할 수 있을까...-헤어질 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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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 연애 소설 사랑의 끝을 말하다

감성 로맨스  ◁ 사랑의 끝을 말하다 ▷ 연재 중입니다.

잠시 일상을 멈추고 이별의 논리에 젖어든 한 장면 속으로 함께 걸어가요